10살된 남자 어린이의 엄마가 상담을 청해왔다.

면담을 하면서 아이가 가족, 특히 아버지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을 알게 됐다. 이 아이는 아버지에 대한 강한 공포와 분노의 감정을 갖고 있었는데 그 원인은 술 먹고 들어온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것을 늘상 보고 들은 때문이었다.

아내를 구타하는 가정에서 어린이 학대가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러나 아이 자신이 구타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맞는 것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심각한 발달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아이는 부모간의 폭력행위를 직접 목격하거나 매맞는 소리를 듣거나 나중에 멍이나 상처를 볼 수도 있다.

이는 부모의 알코올 중독이나 살인과 같은 충격적 사건의 목격과 같을 정도로 가족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비폭력적인 가족은 정서적으로 자발적이고 즐거운 활동과 목표를 공유하며 가족성원 개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기본적으로 존중하는 데 비해 폭력적 가족은 지배적인 위계체계, 갈등, 혼란, 그리고 가족 내에서 분노 감정을 공개적으로 표현한다. 아이는 부모의 폭력에 의한 문제해결 방식을 그대로 동일시하게 되어 폭력이 분노를 표현하고 스트레스에 반응하고 다른 사람을 통제하는 수단이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 결과 학교에서 부적응 행동을 갖게 될 확률도 매우 높으며 성인기까지도 이 영향이 지속된다. 즉 이들은 음주 및 약물사용에 다른 사람보다 더 쉽게 빠져들며 자신의 결혼생활에서 갈등을 경험할 경우 폭력을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가정내 폭력의 사용은 그 피해 여성을 황폐화시킴은 물론 그 자녀에게도 지속적으로 부적응과 장애를 야기하는 원인인 것이다.(02)597-5135.신혜섭/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