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부문제를 상담하다보면 남편들의 호소가 눈에 띄게 늘어남을 느낀다. 남편이 겉으로는 성실하고 한눈팔지 않고 살고 있는데도 아내가 `시댁과의 관계에서 중간역할을 못하고 가부장적 권위의식으로 아내를 무시하고 인격적으로 대접하지 않아서 정이 떨어졌으니 못 살겠다'고 하는데 어쩌면 좋겠냐는 것이다. 또한 아내의 잦은 밤 외출과 술 문제, 이성문제, 각방 쓰는 문제로 힘드니 아내를 변화시켜서 다시 옛날의 관계로 돌이켜볼 방법이 없겠냐고 남편들은 묻는다.
남성들은 아내가 태도를 `돌변'해 이혼을 요구하고 아내역할을 파업하는 경우 속수무책이 되기 쉽다. 아내가 왜 마음이 돌아섰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다시 잘해보려고 하지만 이미 돌아서 버린 아내의 마음을 붙잡을 길 없어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살아봐'라는 노래에도 있듯이 결혼생활이란 내 뜻대로만 되지 않고 타협과 양보·인내·희생 등이 필요함을 알게 되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우리는 성장하고 차원높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부부들에게 갈등이 생겼을 때 적시에 대화를 해서 배우자를 잘 이해하고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게 자신을 변화시키며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갖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다. 특히 남성들에게는 결혼생활 내내 아내에게 관심을 갖고 존중하며 이해하려는 노력, 또 가부장적 권위의 갑옷을 벗고 열린 마음을 갖는 것, 타협과 양보·합의로 문제를 풀어가는 능력이 필요하다. 어떤 남편은 부모에게 효도하려다 아내와 불화를 빚고 결국 독자적으로 효도한다는 것이 파경을 맞게 돼 오히려 부모에게 더 큰 걱정을 안겨드리는 경우도 봤다.
때늦은 후회를 하지 않도록 지금 옆에 있는 아내를 진심으로 소중하게 여기고 배려해보자. 사랑을 마음 속에만 갖고 있지 말고 내가 현재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는 가정의 평화가 예전처럼 여성들의 일방적인 희생과 인내로 결코 되지 않는 세상이 되었고 부부 공동의 지혜로운 노력으로 이루어짐을 남편들은 깨달아야 한다. (02)597-5135.
최규련/한국가족상담연구소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