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게임 바다이야기’사태를 계기로 게이머들 사이에 도박중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신이 도박에 혹시 도박에 중독돼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면서도 중독여부를 판단할 마땅한 기준이 없어 속을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정신의학에서는 도박중독을 충동조절장애의 한 가지로 분류한다. 충동조절장애란 자신이나 남에게 해가 될 것을 알면서도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는 경우로, 이미 조절능력을 잃었으니 치료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2002년 국정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7.3∼9.3%가 병적도박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피해도 심각하다. 도박으로 인한 자살률도 20%가 넘고 절도죄의 35%, 비폭력 범죄의 40%가 도박 탓이라는 보고도 있다.

도박 중독자 치료 모임인 단도박 모임(Gamblers’Anonymous)은 도박 중독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신입회원들에게 20개의 문항을 제시한다 (아래 참고). 이 중 ‘예’ 대답이 4개가 넘으면 도박중독일 상태일 가능성이 높고 7개 이상이면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한 상태다.

그러나 일부 게이머들은 자신이 중독됐어도 쉽게 이를 인정하지 않거나 단도박을 견뎌낼 자신이 없어 모임에 들어가기를 망설인다. 서울 영등포역 한 성인 게임장에서 만난 50대 초반의 최모씨는 게임에 손댄 지 4개월째다. 한 달에 7번 정도 와서 1회 평균 10만원을 쓴다. 최씨는 “성인 오락은 나에게 놀이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단도박 모임 같은 거 있는 거 아는데 거기는 중독된 사람만 가는 거 아니냐. 아직 심각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량진 성인게임장에서 만난 이정진(44)씨는 5개월 동안 일주일에 3∼4번씩 하루 평균 10만원을 썼다. 일일노동자인 이씨는 하루 일해 번 돈을 거의 게임에 쏟아부은 셈이다. 이씨는 “하루 일당을 거의 게임장에 투자한다. 끊으려고 생각은 많이 했지만 어떻게 끊어야할지 모르겠다”며 “단도박 모임 같은 곳이 있다고 들었으나 견뎌낼 자신 없어 망설이는 중”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도박 중독 진단 >

1. 일이나 공부 대신 도박으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 )

2. 도박 때문에 가정이 불행해진 적이 있다 ( )

3. 도박이 내 평판에 악영향을 끼친 적이 있다 ( )

4. 도박 후 후회하거나 가책을 느낀 적이 있다 ( )

5. 빚 등 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박한 적이 있다 ( )

6. 도박 때문에 능력 감소를 경험한 적이 있다 ( )

7. 잃은 돈을 도박으로 되찾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 )

8. 돈을 따고서도 더 따겠다는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 ( )

9. 판돈이 완전히 떨어질 때까지 도박을 한다 ( )

10. 도박을 위해 돈을 빌린 적이 있다 ( )

11. 돈될 만한 것을 팔아 도박한 적이 있다 ( )

12. 생활비를 도박 밑천으로 쓰는 게 아깝지 않다 ( )

13. 도박 때문에 자신과 가족을 소홀히 한 적이 있다 ( )

14. 당초 계획보다 오랜 시간 도박한 적이 있다 ( )

15. 불안감이나 걱정거리를 피하려고 도박한 적이 있다 ( )

16. 도박 밑천 마련을 위해 나쁜 일을 계획한 적이 있다 ( )

17. 도박 때문에 수면 취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다 ( )

18. 부부싸움, 의견대립 등으로 도박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 ( )

19. 도박으로 한밑천 잡아보겠다는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 ( )

20. 도박 때문에 자살이나 자해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