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 혼전 성관계 여부 중시 눈길 

결혼은 평생의 동반자를 맞이하는 신성한 의식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누리고 싶다면 상대방이 싫어할 수 있는 것은 과감히 버릴 용기가 있어야 한다. 사소한 데서 비롯된 감정대립이 최악의 결혼 생활로 연결된다.

결혼의 조건은 여기저기서 자주 거론되는 주제다. 혼수로 인한 트러블도 언론매체를 통해 자주 접할 수 있다. 이상적인 측면과 현실적인 측면이 자주 충돌할 수 밖에 없다.

예비 신랑, 신부인 남녀 대학생들은 결혼의 조건에 대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까.

재산, 외모, 성격, 사랑, 건강, 가족관계 등을 놓고 결혼의 조건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해봤다. ①재산 ②외모 ③성격 ④사랑 ⑤건강 ⑥가족관계 ⑦기타 의견을 예문으로 제시하고 중요도에 따라 순서대로 나열하도록 했다. 예문에 없는 내용이 있으면 기타 항목에 주관식으로 서술하는 방식을 택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남학생들은 사랑이 41%로 가장 높았고, 성격이 32%로 그 뒤를 이었다. 여학생의 경우 사랑이 35%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성격(32%)이었다.

남학생들에게선 사랑과 성격의 차이가 9%였지만 여학생들은 그 차이가 3%에 불과했다.

남학생의 응답 중 3위는 외모로 14%를 차지했는데 여학생들의 답변에선 외모가 4%에 불과했고 오히려 재산이 15%로 3위였다. 남학생과 여학생의 생각 차이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포인트다. 남녀 학생 모두 4위는 건강이었고, 각각 7%, 10%로 나타났다. 남학생의 소수 응답은 재산(4%), 가족관계(2%)였고, 여학생은 외모(4%), 가족관계(3%)였다.

대개의 경우 알파벳순으로 결혼의 조건을 따진다. 남학생은 Age(나이)-Beauty(외모), 여학생은 Age(나이)-Background(배경)이다. 2003년, 2005년, 2007년 1학기까지 3회에 걸쳐 실시한 결과 응답내용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소수 의견으로는 남학생들이 종교(신앙), 가족의 재산, 취미생활, 능력(경제력, 지식), 사람을 대하는 태도, 의사소통, 학력, 순정, 직업, 장래성, 지성, 교감, 요리솜씨, 교육수준 등을 꼽았고, ▶혼전 성관계 여부 ▶부모님의 반대 유무 ▶사랑은 살면서 만들어 간다 ▶순결 등이 있었다.

여학생들 역시 종교(신앙), 학벌, 지식, 사회적 지위, 가치관, 경제력, 비슷한 흥미, 현실적 능력, 사회적 지위, 재능; 믿음, 지적 수준, 좋은 머리 외에 ▶나를 얼마나 아끼고 이해해 주는가 ▶악기 하나 다룰 줄 아는 능력 ▶밤의 예술에 능한 이 ▶재산과는 다른 의미의 능력(장래성, 사회성, 비전 등)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능력 ▶책임감(성실성) ▶생활습관(엄마가 중요하다고 했다) 등이 기타 의견으로 나왔다.

결론적으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사랑과 성격으로 집약된다. 남성의 경우 외모를 중시하고 건강, 재산을 고려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비신랑들에게 있어서 재산의 중요도는 낮았지만 현실적으로 혼수 등의 문제를 따질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서는 해석이 모호하다. 아마도 결혼 조건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잘못된 현상으로 생각된다. 또 부모님의 반대 유무가 기타 의견에 포함된 것도 마음에 걸린다.

남학생들이 혼전 성관계를 현실적으로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도 생각해 볼 일이다.

스포츠조선
김종흡 한양대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