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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없는 남편, 침착한 아내 호흡 절묘하게 잘 맞아요"
다시 뜨는 이봉원·박미선 부부
2008년 방송가 종횡무진 "라디오 함께 시작하면서 부부싸움도 피하게 됐죠"
최승현 기자 vaidale@chosun.com
입력시간 : 2008.05.27 23:36 / 수정시간 : 2008.05.28 01:33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집에서처럼 자연스럽게 하니까 호흡이 절묘하게 맞아요. 라디오 프로그램 시작하고선 웬만하면 부부싸움을 피하게 됐다는 점도 좋습니다. 우리는 싸우면 말을 안 해요. 마이크 앞에서도 침묵을 지키면, 방송 사고가 날 게 확실하니까 아예 충돌을 피하는 거죠."(이봉원) "밤 10시에 라디오 끝나면 집에 같이 가니까 주 5회쯤 됐던 남편의 술 약속이 많이 줄어 좋습니다."(박미선)
지난달부터 SBS 러브FM(103.5㎒) '이봉원 박미선의 우리집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이봉원(45), 박미선(41) 부부. 결혼 15년차의 이 스타 개그맨 커플이 요즘 전성기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작은 박미선이었다. '막말'을 앞세워 어떻게든 튀어보려는 후배 연예인들 사이에서 연륜이 묻어나는 재치 있고 침착한 말솜씨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 MBC TV '명랑 히어로', KBS 2TV '해피 투게더' 등 인기 프로그램 진행자 자리를 슬그머니 꿰찬 것은 그 결과다.
아내의 입을 통해 "수 차례 사업을 말아먹었어도 천진난만한 남편"으로 소개됐던 이봉원이 다음 '타자'로 등장했다. 얼마 전 박미선의 몇 차례 설득 끝에 '해피 투게더'에 출연한 이봉원은 엉뚱하고 뻔뻔한 '사고뭉치 남편'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줘 환호를 받았다.
- ▲ 함께 SBS 러브 FM‘ 이봉원 박미선의 우리집 라디오’를 진행하는 개그맨 부부 이봉원(왼쪽)과 박미선./SBS제공
"직장에 다니는 마음으로 연기를 해왔다"는 박미선을 두고 남편 이봉원은 "순발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정통 코미디를 부활시키는게 꿈"이라는 남편을 두고 박미선은 "기본적으로 좋은 코미디 연기자"라고 말했다.
박미선은 자신을 '천사표 아내'로 보고 있는 사람들 시선이 영 불편한 듯 했다. "그런데 한 가지는 확실히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혼자 벌어 남편 뒷바라지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남편은 자기 빚은 직접 갚아가고 있어요. 저는 제 주머니 따로 차고 있다니까요. 그런 말을 들으면 남편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어요."
중학교 1학년생인 딸 유리, 초등학교 5학년생인 아들 상엽이의 꿈은 모두 연예인. 박미선은 "아들은 특히 개그맨이 되고 싶어해 남편이 너무 좋아한다"며 "저는 좀 말리는 쪽인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박미선은 심지어 "남편 팔아 개그한다"는 막말까지 들은 적도 있다. 이봉원은 그런 '악플'을 알고 있지만 그런 것으로 아내에게 불평한 적이 없다. 진정 마음속까지 따뜻한, '웃기는 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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