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법상의 남녀의 법률관계

소 현 숙 상담간사

I. 들어가는 말

남녀관계는 혼인을 전제로 또는 혼인이 전제가 아니더라도 서로의 합의하에 일정한 법률적인 또는 사실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동거의무는 혼인관계에서 인정되는 권리의무로 이에 관해서는 가족법상 혼인에 관한 법에서 민법전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법률적인 의무가 수반되지 않는 혼인전의 동거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이고 사실적인 행위에 대해 법이 어떻게 보호하고 있는가를 아는 것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남녀간에 발생되는 법률문제에 대해 형사상의 혼인빙자간음이나 폭력 등에 대해서는 형법에서, 직장내에서의 성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성폭력특별법에서, 남녀간의 문제로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민법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기타 다른 법률문제에 대해서 이에 해당하는 특별법이나 일반법에서 규정을 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민법의 일부인 가족법(친족상속법)에서는 혼인의 전단계로 약혼을 인정하고 있고, 약혼으로 인한 해제사유를 두고 이러한 손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가족법상 어떠한 경우 약혼으로 인정하고 보호를 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II. 가족법상의 남녀관계

1. 약혼

약혼이란 장차 혼인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남녀 두사람 사이의 약속으로 당사자의 혼인하고자 하는 자유로운 의사의 합치만 있으면 되고 약혼식 같은 형식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당사자의 의사의 합치를 성립요건으로 보기 때문에 혼인할 남녀양가의 부모들이 혼인할 당사자들을 대신해 혼인시킬 것을 약속하는 행위는 법률상 약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2. 약혼의 성립

약혼이 유효하게 성립하려면

① 혼인하려는 양당사자간의 약혼의사의 합치가 있으면 되고,

② 약혼연령(남자 만18세, 여자 만16세)에 달해야 하며,

③ 미성년자(만 20세에 달하지 않은 자) 또는 금치산자의 약혼은 부모 또는 후견인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부모의 동의없이 성년자가 한 언약식도 약혼으로 인정이 된다.

④ 약혼식, 예물교환 등과 같은 형식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실제적으로 아무런 형식을 갖추지 않는 예는 거의 드물고 사기약혼이나 위증의 경우에 입증이 곤란하다.

그리고 ⑤ 배우자 있는 자가 "처와 이혼하고 혼인하겠다"고 한 약혼이나 동침후 임신하면 약혼한다는 등의 조건이나 기한을 붙이는 것은 무효이다.

3. 약혼의 효과

약혼은 혼인을 약속한 것으로 혼인을 강제할 수 없지만 정당한 이유없이 파혼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을 뿐이다.

또한 약혼하였다고 육체관계를 꼭 해야하는 것은 아니며, 육체관계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파혼한 경우 이는 정당한 파혼이 아니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4. 약혼의 해제(파혼)

약혼은 강제이행을 청구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는 한 언제나 해제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민법 제804조 1호에서 8호까지 정하고 있다.

1호 : 약혼 후 자격정지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때

(사형, 징역, 금고, 자격상실, 자격정지의 형의 선고를 받은 경우)

2호 : 약혼후 금치산 또는 한정치산의 선고를 받은 때

3호 : 성병, 불치의 정신병 기타 불치의 악질이 있는 때

4호 : 약혼후 타인과 약혼 또는 혼인(사실혼 포함)을 한 때

5호 : 약혼후 타인과 간음한 때

6호 : 약혼후 1년이상 그 생사가 불분명한 때

7호 : 정당한 이유없이 혼인을 거절하거나 그 시기를 지연하는 때

예를 들어 학업을 마치고 혼인하겠다, 외국에 체류중 자기의사에 반하여 귀국에 장애를 받는 경우, 건강이 악화되어 당분간 치료를 요하는 경우, 경제사정의 악화로 즉시 혼인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에는 정당한 이유로 본다.

8호 :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1-7호외의 중대한 사유로 사기·강박, 가족을 부양할 능력이 없는 정도로 재산상태가 악화된 경우, 재산상태의 착오, 상대방의 불성실, 상대방 또는 그 부모에 의한 모욕·냉대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임신불능이나 궁합이 맞지 않는 것, 과거의 사실은 해당되지 않는다.

6. 해제의 효과

파혼은 상대방에 대한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가능하지만 추후 법률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내용증명우편을 이용할 수 있다.

부당한 사유에 의한 파혼일 경우 당사자 일방은 과실있는 상대방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고 과실없는 상대방은 예물반환청구권을 가지고 자신이 받은 예물을 반환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과실있는 상대방은 예물반환청구권이 없고 오히려 자신이 받은 예물은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의 범위는 재산적인 것과 정신적인 고통이 포함된다.

재산적인 것에는 약혼비용, 혼수품장만에 든 비용, 결혼을 위해 사직한 경우의 그 손해, 파혼의 충격으로 입원한 경우의 병원비 등이고, 정신적인 고통은 위자료로서 배상하게 된다. 그러나 약혼 후 육체관계를 가졌는데 정당한 이유없이 파혼한 경우라도 정조상실의 대가는 정신적인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III. 맺는 말

우리 가족법상 사실적인 동거관계에 대해서는 동거관계가 해소됨으로 인한 보호에 관한 규정은 정함이 없고 법률상 약혼으로 인정되는 경우 부당한 파혼이 될 경우 손해배상 및 예물반환의 청구로 보호를 하고 있다. 법률상 혼인이 아닌 상태에서의 동거에 대해서는 각자의 위험부담으로 보기 때문에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질 줄 알고, 자기를 보호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