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가족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결혼의 중요성과 준비의 필요성은 간과하고 있다. 신데렐라,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이야기나, 세익스피어의 5대 희극에서도 결말은 그들은 결혼해서 그후로 행복하게 살았다 라고 끝나기 때문에 결혼이후에는 아무런 노력이나, 준비 없이도 행복하게 살 것이라는 장미빛 꿈만 갖고 인간의 발달단계에서 거치는 자연스러운 통과의례로 생각한다.

그러나 20여년 동안 자기 나름대로의 성격을 형성해왔고 다른 생활방식과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나의 관계에서 우리의 관계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 결혼이기 때문에 결혼은 장미빛이라기 보다는 처음부터 많은 갈등의 소지를 가지고 출발하게 된다. 실제로 상담현장에서 만나는 심각한 문제를 가진 중년부부의 갈등은 신혼기 때의 갈등이 미해결상태로 지속되어 문제가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부부관계의 규칙을 형성해나가는 신혼기에 대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신혼기에는 연애 때는 드러나지 않았던 가치관의 갈등과 충돌이 많이 일어난다. 서로의 가족에 대해서, 금전에 대한 태도에서, 습관의 차이에서, 가사일 분담에 관해서 갈등이 일어나며, 갈등해결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새로운 갈등, 성과 관련된 갈등도 빈번하다. 이러한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신혼기의 이혼이 증가하고, 절반이상의 가족폭력이 신혼기에 일어나고 결혼기간 내내 지속되고 있다.

신혼여행을 가는 부부들은 이제 신혼여행을 앞으로의 생활을 설계해보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기로 삼자. 가정경제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자녀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갈등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해 나갈 것인지, 사소한 습관의 차이가 있을 때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대한 대화가 필요하다. 이제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하여 인간관계 기술을 습득하는 데에 투자를 해보자. 결혼 전이나 신혼기에 부부대화법을 함께 수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부모들이 자녀들 결혼에 부부대화법 수강증을 선물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정현숙/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총무이사·상명대 교수 523-4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