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유대감 강한 아이가 스트레스도 적어

얼마 전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학교와 학원의 숙제가 너무 많아 그 중압감에 자살했다. 또 다른 5학년 여학생은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해서 자살했다. 그리고 수능시험이 끝난 직후에는 성적을 비관한 수험생이 자살했다.

아이들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따돌림을 없애는 등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의문이 하나 떠오른다. 스트레스를 느끼고 우울할 때, 모든 아이들이 자살을 생각하거나 실행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아이들이 외부적인 스트레스에 더 심각하게 영향을 받을까

텍사스 오스틴대학의 크로스노 박사와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엘더 박사는 나이, 성, 부모뿐 아니라 유전자까지 같은 일란성 쌍둥이들도 정서적인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에서 매우 다르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쌍둥이들의 정서적 스트레스 수준이 다를 때 쌍둥이 중에서 정서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느끼는 아이는 엄마, 선생님과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더 자주 교회에 나가는 아이들이었다. 남자아이들보다는 여자아이들이 자신이나 쌍둥이 자매가 선생님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을 때 스트레스가 더 적었다.

쌍둥이 연구는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감 유지를 위해 엄마, 선생님과의 친밀한 관계가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어려운 일이 있거나 외로울 때 자신을 믿고 인정하며 지지해 주는 어른이 한 사람이라도 존재할 때 아이들은 이를 극복하고 넘어갈 수 있다. 또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의지할 수 있는 종교가 있을 때에도 어려울 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 공부 잘해 좋은 대학을 가도록, 친구들에게 인기있는 아이로 커가도록 부모가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자라면서 부닥치는 어려움들을 아이들이 극복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을 기르도록 도와주는 일이 먼저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