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 매맞고 사는 여동생이 딱해요

제 동생은 결혼한 지 5년 되었고 4살, 2살 된 아이가 있습니다. 결혼 초부터 제부의 폭력 때문에 자주 친정으로 쫓겨오곤 했었지요. 항상 남편의 눈치를 보고, 때리면 도망 나오는 동생은 제부 앞에서 고양이 앞의 쥐 같아요. 만성적 폭력에 시달려 동생의 생각이나 감정 표현도 정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동생이 너무 딱하고 불쌍해 도움의 말씀을 구해봅니다.

통계에 의하면 대한민국 전역에서 지금도 10분에 한 명 꼴로 매 맞는 아내들이 계속 생기고 있다. 이런 통계는 넓은 의미의 가정폭력 즉 언어와 정서적 폭력(욕설, 의도적 따돌림, 모욕, 비웃음, 비난, 위협, 무관심 등), 성적 학대, 경제적 학대 그리고 영적 학대(자유스러운 종교생활의 방해)까지를 포함할 경우 더 커지리라 생각된다. 이런 가정폭력의 문제를 우리는 더 이상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다. 결국 우리들의 무관심이 폭력의 악순환을 더욱 부추겨 공동체가 점점 폭력으로 자신의 목적을 관철하려는 폭력사회가 되어 가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폭력을 쓰는 자는 정신적 심리적으로 심각한 병을 가진 사람이다. 정신적 육체적 병을 지닌 자는 반드시 그 원인이 있기 때문에 그 원인을 잘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들은 환경적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지 못하고 분노의 충동을 잘 제어하지 못해 자신의 좌절감과 삶의 스트레스를 보다 손쉬운 상대방인 가족 구성원에게로 향한다. 소위 '안전한 대상'을 찾아 그 대상에게 자신의 상처(분노나 좌절감)를 폭력적인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이다. 이들의 무의식적 동기는 가족 구성원을 폭력이라는 수단을 통해 통제, 가족 내에서 권력과 통제의 힘을 확보하겠다는 무의식적 소망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내적 상처를 보상받으려는 보상의 심리와 복수의 심리가 크게 자리하고 있다.

가족 내의 폭력 행사는 알코올 중독이나 도박 중독증과 같이 폭력의 악순환을 세대를 두고 계속하게 하는 저주의 사슬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따라서 가정폭력의 사슬은 반드시 초기에 끊어내야 한다. 폭력 가정에서 폭력 아이가 자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정폭력 문제는 주변에서 쉬쉬하고 감출 일이 결코 아니며, 희생자들이 용기를 내지 못할 경우 주변의 가까운 이웃과 친지들이 도와줘야 한다. 그 행동수칙은 먼저 경찰을 불러(112번이나 1366번) 폭력 사용에 대한 정확한 보고를 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폭력 행사자와 희생자를 분리시키고 그들에게 모두 의학적 심리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단계를 밟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폭력 희생자들이 집을 떠나 자신을 도피할 수 있는 도피성의 존재(쉼터 등)가 이 사회에 필수적이다. 동시에 폭력을 쓰는 자들이 이 악마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내적 분노를 건강하고 밝게 표출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주변에서 적극 설득하고 권면해야 한다. 단순히 용서, 인내, 사랑만으로 그들을 받아주기엔 가정폭력의 문제는 너무나 심각한 악의 시발점이다